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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카페에서 부치는 '시골편지'
분홍 계절에 분홍 세상을 꿈꾸며 본문
빛과 색이 사라진 시대는 암흑의 시대, 암흑의 세계라 불립니다. 역사 속 중세 봉건 시대가 그러했습니다.
권력자들의 폭정에 백성들은 공포에 떨었고, 광신주의자들의 칼날은 이교도들을 무자비하게 짓밟았습니다. 역병과 빈곤, 끊이지 않는 학살은 문화의 퇴보를 불러왔습니다.
편을 갈라 싸우고, 어느 쪽이냐를 물어 사상검증을 하고 생각이 다르면 죽여버리던 암울한 흑백논리의 시대, 사람들은 검거나 희거나를 택해 살아야 했고, 그마저도 아니면 눈에 띄지 않는 무채색으로 숨죽여 살아야 했습니다.
조선 시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신분 계급이 엄격했고, 신분에서 다시 당파를 나누어 당색이 다른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숙청했습니다. 심지어 색깔로 신분의 따졌습니다. 화려한 색은 누구나 감히 넘볼 수 없는 권력의 상징이었습니다.
일반 백성들은 무채색의 삶을 살아야 했고, 흰색이 최고의 사치였습니다. 선비들의 글과 그림도 수묵담채에서 격조를 찾았습니다. 이렇게 색이 없는 시대의 문화는 억압적이고 우울하며 침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양성은 찾아볼 수 없었고, 발전은 더디기만 했습니다.
중세 봉건 사회의 어둠을 벗어나면서 비로소 다채로운 색들이 일상 곳곳에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옷과 그릇, 집의 색깔이 변하기 시작했고, 특히 예술가들에게 색은 무한한 표현력과 상상력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소재와 표현 방식으로 무수한 예술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색은 곧 예술이었고, 자신을 표현하는 기호이자 문화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현대를 오면서 인간들은 다양한 색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표현 매체도 그림은 물론 인쇄, 의류, 방송영상 등 다양해 졌습니다. 컬러플한 세상이 됐습니다.
이렇게 화려한 색의 시대에 여전히 가장 아름다운 색은 자연의 색입니다. 사람들이 만들어 낸 인위적인 색은 금방 눈에 띄고 강렬하고 자극적인데 자연의 색은 그야말로 자연스럽고 지루하지 않습니다.
자연의 색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꽃의 색깔입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산과 들, 정원을 가득 채우는 꽃들의 향연은 그야말로 다채롭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가장 아름답다고 느끼는 색은 ‘분홍(PINK)’색입니다. 어떤 꽃이든 피어있을 때나 아니면 피고 지는 잠깐의 순간에도 분홍색을 담고 있습니다. 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지켜보면 알 수 있습니다.
색은 저마다 고유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검은색은 암흑을, 붉은색은 뜨거운 열정을 상징합니다. 노란색(황금색)은 부를, 파란색(블루)은 슬픔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물론 지역마다 그 의미가 다를 수 있지만, 색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감정은 분명 존재합니다.
분홍색은 여성스럽고 부드러우며, 달콤하고 설레는 연애 감정, 사랑의 감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흔히 여성스러운 색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색채 심리학에서는 분홍색을 치유와 휴식의 색으로 분류합니다. 미국의 생태사회학자 알렉산더 사우스는 교도소 내부를 분홍색으로 꾸미고 수감자들의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결과, 수감자들의 폭력성이 크게 줄어들고 성격 또한 침착해졌다고 합니다. 분홍빛을 본 사람들은 화를 덜 내고 폭력성이 누그러진다는 연구 결과는 분홍색이 마음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분홍색에서 달콤한 연애 감정을 떠올리곤 합니다. 사랑을 노래하는 요즘 가수들의 노랫말에는 ‘분홍’, ‘핑크’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분홍의 립스틱을 바르겠어요’, ‘핑크빛 꽃잎이 흩날리고’, ‘분홍길을 걸으면 좋겠다’, ‘볼은 분홍 볼이네’, ‘분홍빛 감도는 얼굴 구름 위를 걷는 기분’ 등, 수많은 노래 가사 속에서 분홍색은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됩니다.
화가들 또한 사랑스러운 여인이나 연애 감정과 같은 사랑의 메시지를 표현할 때 분홍색을 즐겨 사용합니다. 시인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분홍색은 모성애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태아들이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는 어머니의 자궁 내벽이 분홍색이라고 합니다.
1990년대에는 핑크색 리본이 유방암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10월 유방암의 달에는 핑크 리본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펼쳐집니다.
봄을 색깔로 표현할 때 우리는 흔히 연초록이나 초록색을 떠올립니다. 새싹의 싱그러움, 나뭇잎의 푸르름이 봄의 대표적인 색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당에서 피고 지는 꽃들을, 멀리 산을 물들이는 봄꽃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봄의 진짜 색은 분홍이란 생각을 합니다. 모두 분홍빛을 물고 있습니다.
복숭아꽃이 그러하고, 산벚꽃 또한 분홍빛으로 산을 물들입니다. 붉은 진달래도 분홍빛으로 햇살에 부서집니다. 라일락의 향기로운 꽃잎도 보랏빛 속에 분홍이 들어있습니다. 심지어 흰 꽃들조차 처음에는 은은한 분홍빛을 띠며 피기 시작해 서서히 흰색으로 변해갑니다.
이 달콤한 사랑의 색들이 부디 지지 않고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온 세상이, 세상 사람들이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기를 소망합니다.
지금 세상은 너무 붉거나 너무 파랗습니다. 그것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너무 삭막하고 때로는 무섭습니다. 부드럽고 따뜻한 분홍빛으로 세상이 물들 때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욱 행복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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