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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5/04 (9)
시골카페에서 부치는 '시골편지'

캔버스 위에 아크릴로 쓴 캘리그라피입니다. '바보야 답은 없어 그냥 사는 거야 그냥 그냥'이란 내용입니다. 인생의 답은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겁니다. 정답을 찾으려고 따지다 허송세월 했습니다.어차피 세상은 아귀가 잘 맞지 않게 돌아가고 매사 부조리 합니다.그걸 깨닫고 인정하기까지 힘이 듭니다.알았으면 그냥 하루하루 내 식대고 닥치는 대로 열심히 살면 됩니다. 그 다음은 신의 영역입니다.

봄이 무르익어 나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마당과 텃밭에 풀이 정신없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풀과의 전쟁, 서막이 올랐습니다. 작업복을 입고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마당에서 일하다 보면, 흙투성이 차림으로 손님을 맞는 일도 많습니다. 도시에서 온 손님들은 카페와 마당을 둘러보며 “예뻐요!”라며 말을 건넵니다. 그중에는 “부러워요.”라는 낭만파도 있고, 곁에서 “이거 관리하려면 얼마나 힘든데…”라 말하는 현실파도 있습니다. 가끔 친구나 친척들도 찾아옵니다. 마당에서 쟁기와 공구를 들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그 고생을 왜 사서 하느냐!”며 측은해 하기도도 합니다. 특히 마당이나 텃밭에서 일하는 아내를 본 이들은 이런 말을 하기도 합니다. “자네 집사람 힘들겠다. 그만하라고 해.”“이런 시골에서 심심해서 어..

'갈바람처럼 살다 풀잎처럼 쉬다' 마을 면사무소에서 동네 분들이 앉아 쉴 수 있도록 여러 곳에 벤치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벤치가 덜렁 놓여있어 너무 심심하니 벤치에 글을 하나씩 써달라 부탁해 페인트 통을 차에 싣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놓여 있는 벤치에 어울리는 글을 지어 손글씨를 썼었습니다. 오늘 마을을 지나다 그때 글을 썼던 벤치의 글이 눈에 들어옵니다. 노인정 앞에 놓인 벤치에 쓴 '갈바람처럼 살다 풀잎처럼 쉬다란 글입니다. 마을 어르신들의 삶을 생각했습니다. 농사를 지으며 갈바람처럼 바시러지도록 팍팍하게 살았을 그네들의 삶을 떠올렸습니다. 이제는 노인정에서 풀잎처럼 편히 누워 느긋하게 쉬시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산동네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벤치에는 '산에 들면 산이 될까'란 글을 썼는데, ..

봄 햇살이 참 좋네요. 아침부터 텃밭에 나갈 일로 설렙니다. 복숭아꽃이 만개를 했어도 산마을의 아침은 여전히 찹니다. 하지만 햇살만 비치면 금새 따뜻한 봄날입니다. 봅볕은 마음을 들뜨게 만듭니다. 꽃 피듯이 나도 무엇인가 심고 가꾸어야 꽃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조바십이 납니다. 그래서 쓴 글이고 글씨입니다. “봄 햇살이 참 좋다. 밭에 나가봐야겠다.” 이 글씨는 어느해 봄날 동네 파출소 앞에 붙였던 겁니다. 파출소 앞 빈 간판에 이따금 시골편지를 붙입니다. 물론 파출소장님의 부탁도 있었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만으로 여섯해 동안 한자리 간판에 글씨를 떼고 붙이다 보니 자국이 많네요. 지금은 다른 글씨가 붙어있는데 봄 이야기입니다. 당분간 봄 얘기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강원도 두메산골에서 자랐습니다. 그때 그곳에서는 진달래를 '참꽃'이라 했습니다. 주변에 참꽃은 너무 흔하고 또 꽃 색깔도 붉고 아름다워 놀다가도 무심결에 꽃을 따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참꽃은 먹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화전을 붙일 때 사용하는 꽃이 바로 참꽃입니다. 아이들은 습관적으로 그 꽃을 따 먹기도 했습니다. 꽃을 따 몇 잎만 씹어도 꽃색이 입술에 물들었는데 붉은 색이 지나쳐 파랗게 변했습니다. 어릴적 마을 어르신들은 "참꽃 아래에는 문둥이들이 숨어있다 꽃 따러 온 아이들을 잡아 간을 빼어 먹는다"는 무시무시한 말을 했습니다. 문둥이들은 아이들 간을 먹어야 병을 고칠 수 있다면서 말이죠. 그런 얘기를 들은 아이들은 참꽃을 딸 때는 혹시 문둥이가 있을까 조심조심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빛과 색이 사라진 시대는 암흑의 시대, 암흑의 세계라 불립니다. 역사 속 중세 봉건 시대가 그러했습니다. 권력자들의 폭정에 백성들은 공포에 떨었고, 광신주의자들의 칼날은 이교도들을 무자비하게 짓밟았습니다. 역병과 빈곤, 끊이지 않는 학살은 문화의 퇴보를 불러왔습니다. 편을 갈라 싸우고, 어느 쪽이냐를 물어 사상검증을 하고 생각이 다르면 죽여버리던 암울한 흑백논리의 시대, 사람들은 검거나 희거나를 택해 살아야 했고, 그마저도 아니면 눈에 띄지 않는 무채색으로 숨죽여 살아야 했습니다. 조선 시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신분 계급이 엄격했고, 신분에서 다시 당파를 나누어 당색이 다른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숙청했습니다. 심지어 색깔로 신분의 따졌습니다. 화려한 색은 누구나 감히 넘볼 수 없는 권력의 상징이었습..

“집 나와라! 뚝딱!” 요즘 집 짓는 풍경을 보면 마치 마법과 같습니다. 일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데 며칠 사이에 뼈대가 올라가고 지붕이 덮이고 어느새 예쁜 집 한 채가 생깁니다. 더 놀라운 건 ‘배달시키는 집'도 있다는 겁니다. 중국집 짜장면처럼 집을 주문하면 트럭에 싣고 와 “집 시키신 분!”을 찾습니다. 주인이 확인되면 집을 마당에 내려놓고 갑니다. 순식간에 집 한 채가 완성됩니다.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짓던 예전 모습과는 너무 다른 풍경입니다. 누구에게나 집 한 채 짓는 것은 평생의 업입니다. 단순히 돈만으로는 지을 수 없고, 정성을 쏟아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어야 합니다. 예전에는 더욱 그랬습니다. 집 짓기를 할 때는 천지신명께 고하며 시작했습니다. 집이 지어지는 과정 하나하나가 가족들의..

먼 옛날,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전쟁 때문에 집을 오래 비웠습니다. 여인은 매일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산이나 언덕에 올라가 돌아오는 길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고, 여인은 기다리다 지쳐 결국 그 자리에 굳어 바위가 되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여인이 굳어서 된 바위를 ‘망부석’이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이런 전설의 '망부석'이라는 이름을 가진 바위가 여럿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평택의 망부석, 경주 남산의 망부석 등이 유명합니다. ‘절부암’이란 바위도 있습니다.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아내는 정절을 지키기로 결심합니다. 주변에서는 재혼을 권유하기도 하고, 다른 남자들이 유혹해도 죽은 남편에 대한 사랑을 굽히지 않습니다. ..

요즘 젊은 친구들은 줄임말이 일상입니다. 그런 말들은 참 기발합니다. 인생을 진지하게 대하는 철학도 있습니다. 한때 '이생망'이란 말도 자주 들었는데 요즘은 들리지 않습니다. ‘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말입니다. 인생이 녹록치 않다는 걸 일찍 알아버린 젊은이들의 체념은 아닐까 해 안타깝습니다. 입시, 취업, 내 집 마련 등등 버거운 현실 앞에서 “이번 생은 글렀고 다음 생에 멋지게 다시 잘 살아보자”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일 겁니다. 애잔하지만, 말 속엔 그래도 ‘다음’이란 희망도 담겨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다음 생이 있다고 믿는다면 이전 생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태어나고 죽고를 반복한다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믿는 게 아닐까요? 흔히 윤회라는 것 말입니다. 우린 안 좋은 일이 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