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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개똥철학 (6)
시골카페에서 부치는 '시골편지'

"어떻게 살아야 한 평생 잘 살다 가는 건지 모르겠다"고 그가 말했습니다. "잘 살러 왔다고 착각하지 말어! 받은 것만큼 갚으려고, 준 것만큼 받으려고, 지은 것 만큼 주고 받으려 왔지, 살러온 것이 아니여!"라고 내가 말했습니다. 줄 것도 받을 것도 모두 지은 대로입니다. 거기서 자유로워 지는 것이 도 트는 건데, 갚을 것은 고사하고 평생 받을 것 없나 기웃거리고 있으니, 이번 생에 도 트기는 글렀나 봅니다. - 부처님 오신 날 생각 -

산마을에 조그만 카페를 연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땐 “거기서 무슨 카페가 되겠냐”며 걱정해주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시기도 무사히 넘기고 지금은 지역에서 제법 유명한 카페가 됐습니다. 초라하고 볼품없는 외관, 촌스럽고 투박한 인테리어, 직접 만드는 소박한 메뉴들. 그런 것들이 좋아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습니다.시작할 때 도시의 세련된 카페들과 다르게 하고 싶어, 공사하다 남은 나무판에 손글씨를 써 벽을 장식했습니다. 돌에 페인트칠을 해 시를 썼습니다. 마당에서 직접 기른 야채와 마을 사람들이 농사 지은 것들로 음료를 만들고, 커피도 직접 볶아 핸드드립으로 내렸습니다. 물론, 지금은 손님이 많아져 커피머신을 쓰지만 처음엔 핸드드립만 고집..

봄이 무르익어 나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마당과 텃밭에 풀이 정신없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풀과의 전쟁, 서막이 올랐습니다. 작업복을 입고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마당에서 일하다 보면, 흙투성이 차림으로 손님을 맞는 일도 많습니다. 도시에서 온 손님들은 카페와 마당을 둘러보며 “예뻐요!”라며 말을 건넵니다. 그중에는 “부러워요.”라는 낭만파도 있고, 곁에서 “이거 관리하려면 얼마나 힘든데…”라 말하는 현실파도 있습니다. 가끔 친구나 친척들도 찾아옵니다. 마당에서 쟁기와 공구를 들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그 고생을 왜 사서 하느냐!”며 측은해 하기도도 합니다. 특히 마당이나 텃밭에서 일하는 아내를 본 이들은 이런 말을 하기도 합니다. “자네 집사람 힘들겠다. 그만하라고 해.”“이런 시골에서 심심해서 어..

빛과 색이 사라진 시대는 암흑의 시대, 암흑의 세계라 불립니다. 역사 속 중세 봉건 시대가 그러했습니다. 권력자들의 폭정에 백성들은 공포에 떨었고, 광신주의자들의 칼날은 이교도들을 무자비하게 짓밟았습니다. 역병과 빈곤, 끊이지 않는 학살은 문화의 퇴보를 불러왔습니다. 편을 갈라 싸우고, 어느 쪽이냐를 물어 사상검증을 하고 생각이 다르면 죽여버리던 암울한 흑백논리의 시대, 사람들은 검거나 희거나를 택해 살아야 했고, 그마저도 아니면 눈에 띄지 않는 무채색으로 숨죽여 살아야 했습니다. 조선 시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신분 계급이 엄격했고, 신분에서 다시 당파를 나누어 당색이 다른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숙청했습니다. 심지어 색깔로 신분의 따졌습니다. 화려한 색은 누구나 감히 넘볼 수 없는 권력의 상징이었습..

“집 나와라! 뚝딱!” 요즘 집 짓는 풍경을 보면 마치 마법과 같습니다. 일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데 며칠 사이에 뼈대가 올라가고 지붕이 덮이고 어느새 예쁜 집 한 채가 생깁니다. 더 놀라운 건 ‘배달시키는 집'도 있다는 겁니다. 중국집 짜장면처럼 집을 주문하면 트럭에 싣고 와 “집 시키신 분!”을 찾습니다. 주인이 확인되면 집을 마당에 내려놓고 갑니다. 순식간에 집 한 채가 완성됩니다.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짓던 예전 모습과는 너무 다른 풍경입니다. 누구에게나 집 한 채 짓는 것은 평생의 업입니다. 단순히 돈만으로는 지을 수 없고, 정성을 쏟아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어야 합니다. 예전에는 더욱 그랬습니다. 집 짓기를 할 때는 천지신명께 고하며 시작했습니다. 집이 지어지는 과정 하나하나가 가족들의..

요즘 젊은 친구들은 줄임말이 일상입니다. 그런 말들은 참 기발합니다. 인생을 진지하게 대하는 철학도 있습니다. 한때 '이생망'이란 말도 자주 들었는데 요즘은 들리지 않습니다. ‘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말입니다. 인생이 녹록치 않다는 걸 일찍 알아버린 젊은이들의 체념은 아닐까 해 안타깝습니다. 입시, 취업, 내 집 마련 등등 버거운 현실 앞에서 “이번 생은 글렀고 다음 생에 멋지게 다시 잘 살아보자”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일 겁니다. 애잔하지만, 말 속엔 그래도 ‘다음’이란 희망도 담겨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다음 생이 있다고 믿는다면 이전 생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태어나고 죽고를 반복한다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믿는 게 아닐까요? 흔히 윤회라는 것 말입니다. 우린 안 좋은 일이 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