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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카페에서 부치는 '시골편지'
당신의 '고비'와 나의 '잔도' 본문

봄비 내리는 날 문득, 유채꽃이 한창이던 어느 봄날 제주도 집짓기 공사를 하다 나이든 목수와 나눈 대화가 생각났습니다.
남의 집만 짓다 늙은 목수와 객없이 막걸리 한 잔, 그날 나눈 말의 여운이 빗소리에 잔잔히 울립니다.
누군가의 '고비’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벼랑’이 생각 나 '고비와 잔도'란 시를 썼습니다.
당신에게 고비가 있다면 나에겐 잔도와 같은 벼랑이 있었습니다. 인생은 누구나 다 그렇게 삽니다.
시에서 ‘고비’는 사막이자 인생의 고비고, ‘잔도’는 벼랑 끝 길이자, 우리가 언젠가 마주할, 또는 이미 마주한, 아니면 수시로 마주하고 사는 인생길입니다.
지금 당신은 고비의 어디 쯤에 있는지요? 벼랑끝 잔도 위에 있다면 진심의 기도를 드려보세요. 무사히 건널 방법이 있을 겁니다.

[고비와 잔도]
빌려 쓰는 집 양철지붕에 오후 내내 댕그랑 비가 내리는 날
칠십 평생 망치 들고 남의 집만 짓다 정작 내 집 지을 짬이 없었다는 목수형님과 마주 앉아
식은 막걸리를 마시다
마당에 매화처럼 굴러다니는 빗방울과 간간이 돌 틈을 넘는 비린 파도에 목이 말라
낡은 양은 잔을 또 채우고 눈이 마주치면 먼 산처럼 앉아
고비에 갈 거라고 돈 벌면 그 사막에 꼭 가 볼 거라고 말하는
남의 집만 짓다 늙은 목수 형님
"고비에서 낙타 타고 싶어서요?"
"고비가 정말 고비인지 보고 싶어서!"
"고비가 고비지 고사리겠어요?"
"그 고비가 내 고비 정도 되나 보고 싶어서!"
비는 점점이 유채꽃으로 피어 들판 가득 출렁인다
"그 땅 어디쯤에는 잔도가 있다지요?"
"벼랑 끝으로 난 길 말인가?"
"난 그 길을 걸어보고 싶어요."
"경치는 죽이겠네!"
"그 벼랑이 내 벼랑쯤 되나 보고 싶어서요."
오늘 밤엔 아득함 쪽으로 길을 낸 비 오는 바다를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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