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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카페에서 부치는 '시골편지'
꽃 모종을 하다 본문
강원도 두메산골에서 자랐습니다. 그때 그곳에서는 진달래를 '참꽃'이라 했습니다.
주변에 참꽃은 너무 흔하고 또 꽃 색깔도 붉고 아름다워 놀다가도 무심결에 꽃을 따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참꽃은 먹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화전을 붙일 때 사용하는 꽃이 바로 참꽃입니다.
아이들은 습관적으로 그 꽃을 따 먹기도 했습니다. 꽃을 따 몇 잎만 씹어도 꽃색이 입술에 물들었는데 붉은 색이 지나쳐 파랗게 변했습니다.
어릴적 마을 어르신들은 "참꽃 아래에는 문둥이들이 숨어있다 꽃 따러 온 아이들을 잡아 간을 빼어 먹는다"는 무시무시한 말을 했습니다. 문둥이들은 아이들 간을 먹어야 병을 고칠 수 있다면서 말이죠.
그런 얘기를 들은 아이들은 참꽃을 딸 때는 혹시 문둥이가 있을까 조심조심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꽃은 바위투성이 산이나 가파른 절벽 주변에 무리지어 피었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아이들이 그런 곳에 가면 위험할까 해 그런 무시무시한 말을 하지 않았나 여겨집니다.
봄비 그치고 햇살 좋은 봄날, 꽃모종을 하다 보니 마당가에서 진달래가 피고 있었습니다. 그 시절의 그 이야기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써 본 시입니다.
그때 참꽃을 같이 따며 놀았던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꽃무더기 뒤에 비밀처럼 숨어 참꽃을 따던 계집아이의 보랏빛 입술도 그립습니다. 그래서 오늘 꽃모종은 그리움 때문에 못 하겠네요.
[꽃모종을 하다]
문둥이 산다는 동산에
참꽃 붉게 피던 봄날
햇애기 간 내어 먹어
손톱만 붉다는 문둥이 몰래
발목까지 하얀 까치발로
숨죽여 훔치던 참꽃
오랜 비밀이라며
꽃 같은 속말을 하고
파랗게 물들어 떨던
그 아이 입술은 여린 참꽃
봄비 그치고도 봄볕은 좋아
봄꽃과 마주 앉으니
꽃잎마다 맺히는
그리운 사람이 있어
다시 그리워지거나
그리워져 또 그립거나
오늘 꽃모종은
봄볕 때문에 못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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