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3 | 4 | |||
| 5 | 6 | 7 | 8 | 9 | 10 | 11 |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 26 | 27 | 28 | 29 | 30 | 31 |
- 핸드드립커피
- 마당냥
- 감성글
- 시골편지 #북바인딩시집
- 시집마침내닿을수없는사랑
- 시골감성
- 손글씨
- 청보리밭
- 그냥
- 북바인딩
- 마당냥이
- 바느질하는남자
- 가마솥누룽지커피
- 산마을카페
- 키다리국화
- 감성시집
- 시골편지
- 캘리그라피
- 귀촌일기
- 파출소앞시골편지
- 전원생활
- 카페일상
- 시골생활
- 시집그냥
- 카페시골편지
- 시골카페
- ai놀이
- ai와놀기
- 개똥철학
- 마당일
- Today
- Total
시골카페에서 부치는 '시골편지'
난, 바느질 하는 남자! 본문


며칠 바느질에 빠져있다. 떨어진 양말이나 헤진 옷을 꿰매는 것은 아니다. 책제본, 북바인딩(Bookbinding)을 하느라 실바늘과 놀고 있다.
눈이 침침해 바늘귀 찾아 실 꿰는 어려움은 있지만, 책 한 권이 완성될 때마다 신제품 생산의 성취감을 맛본다.
산마을서 ‘독립출판’으로 책을 만들어 오고 있다. 내 책도 있지만 남의 책 만드는 일도 이따금 도와준다.
‘독립출판(Independent Publishing)’이란 대형 출판사나 상업 출판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작가가 직접 기획·제작·유통하는 출판 방식을 말한다.
책이 시중에 나오려면 출판 기획 후 원고를 만들어 편집디자인, 인쇄, 제본, 유통 등의 절차를 거친다. 독립출판이라 해도 작가가 이 모든 일들을 할 수 없다. 기획하고 원고 쓰고 편집하는 정도의 일이 고작이다.
나머지는 남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전문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책 디자인을 하고, 인쇄는 인쇄소에 제본은 제본소를 거친다. 서점에서 판매하려면 직접 거래가 어렵기 때문에 유통회사에 넘겨준다. 이 과정에서도 세세하게 일어나는 일들이 많다.



몇 년 전부터 시집을 내야지 하는 맘은 있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시집을 내 줄 출판사 찾기는 어렵다. 시골 땅 사고, 허가받아 개발해 집 짓고 하는 이야기라면 만만한 곳들이 있지만, 그런 얘기는 하도 많이 해 이젠 단내가 난다.
그러니 시집을 내려면 출판사에 돈 싸 들고 가 부탁하든가, 아니면 독립출판으로 직접 만들어야 하는데 디자인이나 인쇄, 제본 등을 다 맡기는 식으론 하기 싫었다. 독립출판이란 의미도 없었고, 살림에 보탬이 되지도 않았다. 그래서 독립출판이란 말에 어울리게 모든 일들을 혼자 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다 내린 결론이 서점 유통을 포기하면 ‘도꼬다이(일본어가 아님, 건설 현장 용어로 혼자 일 하는 것을 의미함)’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고 만드는 일은 늘 했던 일이고 편집 디자인은 한글(hwp)로 작업하고 인쇄는 집에 있는 프린터기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제본은 북바인딩으로 하여 카페 손님들께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지금까지 카페에서 시집을 팔아오고 있는데 서점보다 잘 팔린다.
문제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던 북바인딩인데, 마침 가까이에 전문가가 있어 기본만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유튜브를 찾아 공부를 했다.
시집을 꾸밀 정도는 됐다 싶어 원고를 정리해 집에 있는 프린터기로 인쇄를 했다. 인쇄한 종이를 묶어 침침한 눈으로 바늘에 실을 꿰 바느질을 시작, 바느질도 하는 남자가 됐다.
혼자 내 식대로 만드는 책이니 제목은 같지만 표지는 맘대로 모양을 낼 수 있다. 만들어 쌓아 놓고 보면 다양하다 못해 푸짐하다. 재미있다. 하루에 다섯 권을 만들든 열 권을 만들든 필요한 만큼 만들면 된다. 당연히 출판비용으로 목돈이 안 든다. 쌓아두고 관리할 필요도 없다.
서점 유통을 포기했으니 서점서 베스트셀러가 돼 대박 나길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정식 출판물로 등록해 ISBN까지 받아 만든 책이니 어디 내놓아도 당당한 나의 저서다.
써 놓은 글은 있는데, 책을 내자니 목돈이 필요하고, 그렇다고 팔릴 것 같지도 않아 고민한다면 북바인딩을 추천한다. 필요한 만큼 만들어 소장도 하고 주변에 자랑도 관심사를 나눔 할 수도 있다.



''시골편지' 카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시골편지 시집 '그냥,' (0) | 2025.06.22 |
|---|---|
| 커피맛은 폼이여! (4) | 2025.06.21 |
| 보리수 익는 날 (2) | 2025.06.20 |
| 마당 채소&나물(2) 꽃나물 (2) | 2025.05.05 |
| 마당 채소&나물(1) 머위 (0) | 2025.05.04 |